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여파로 유동성 위기 우려

입력 2025년01월03일 09시34분 정 미

예약 취소 급증과 운항 감축 결정으로 재정 부담 심화

(사진 출처 = 뉴시스)

 

제주항공이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권 예약 취소가 급증하고 운항량을 축소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참사 발생 직후인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튿날 오후 1시까지 약 6만8000건의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이는 막대한 현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항공의 2023년 3분기 말 기준 고객에게 선결제받은 항공권 선수금은 약 2606억 원에 달한다. 이는 고객들이 미래에 이용할 서비스를 위해 지불한 금액으로, 항공사가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생길 때까지 부채로 인식된다. 평소에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게 하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만, 대규모 취소가 발생하면 현금 유출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항공의 재무 상황은 이미 취약한 상태다. 유동비율은 39.4%로, 통상적으로 안정적 수준으로 간주되는 150~200%에 한참 못 미친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낮을수록 재정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제주항공은 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피해 지원을 위해 오는 3월 29일 이전 출발하는 모든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권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고 조건 없는 환불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안전 점검과 사태 수습을 이유로 내년 3월까지 동계기간 운항량을 10~15%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선 감축은 다음 주부터, 국제선 감축은 이달 셋째 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제주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LCC)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추가적인 예약 감소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제주항공은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송경훈 경영지원본부장은 "취소량이 과거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예약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비용은 이미 선급금이 지급돼 투자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항공은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운항 감축과 고객 서비스 개선, 유가족을 위한 장례 지원 등의 조치를 통해 회사의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소비자 신뢰 회복과 장기적인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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